'진리는 없다'는 것이 '진리'
대중이 이를 알면 도덕의 기반이 무너지고 사회가 해체된다.
엘리트는 대중에게 종교나 신화같은 '고귀한 거짓말'을 통해 이를 숨겨야 한다.
고대의 현인들은 미리 이것을 알고 그들의 책에 진리를 교묘히 숨겨놓았다.
너무 황당하고 엉뚱한 이 주장은 얼핏 보기에 음모론자의 것 처럼 보인다. 조금만 확대해서 생각하면 국가, 지구 단위로 거시적 관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려는 많은 사람들을 유혹하기에 적절한 소재다. 그러나 따져보면 아주 냉정한 이야기를 너무 노골적으로 표현해서 몽상적으로 보일뿐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레오 스트라우스'라는 이름은 한번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이데거의 제자로 정치사상의 대가이다. 이 스트라우스가 위의 주장을 한 장본인이다.
스트라우스는 플라톤을 비롯한 고대의 철학자들이 '진리'를 책안에 숨겨놓았다고 믿었다. 소크라테스의 억울한 죽음을 본 플라톤은 멍청한 대중들이 철학자를 해치는 것을 막기위해 '밀교적 저술'을 통해 책속에 진리를 숨겨두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같은 고전을 일반 대중이 보면 '착하게 살라'는 교훈적인 내용만 읽을 수 있지만 교육받은 엘리트들은 그속에 숨은 뜻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스트라우스는 니체에게 큰 영향을 받았는데 그가 파악한 니체는 이렇다. 종교 권력에 대항해 영역을 키워온 근대적 이성과 자유주의는 서구문명의 해체를 가져온다. '그 자체로는 진리가 없다'는 것이 진리이며 이러한 진리가 대중들에게 알려지면 도덕의 기반이 무너진다. 스트라우스는 고대의 정치를 복원해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스트라우스의 사상은 그의 제자들을 통해 네오콘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