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케 이전의 역사가들은 풍부한 자료를 수집하고 사실 확인을 위한 고증작업을 통해 역사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시대의 증인이되어 기록을 남김으로써 자신의 민족사에 대한 미화와 도덕적 판단에 의한 역사서술로 서사적인 면모가 여전히 강하였다.

랑케는 이전의 역사가들을 비판하며 추론의 결과가 아니라 추론을 하기위한 전제로 역사를 바라보는것은 정당화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하였다. 만약 역사가가 특정한 도덕적 가치체계를 통해 과거를 바라본다면 후대에 남는것은 자의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왜곡된 과거만이 전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의 사실은 역사가의 마음 밖에 존재하는 실재(實在)라고 했다. 2차대전 중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진것은 사실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연구를 하더라도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과거 사실은 보편 타당하고 객관적이다.

그러나 사실을 바라보는 사람의 선입견이나 편견은 왜곡된 사실을 바라보게 만든다. 이에 랑케는 자아의 소거를 주장한다.


나는 나의 자아를 소거해서 다만 사실로 하여금 말하게하며 강대한 모든 힘을 눈앞에 나타나게 하려고 할 뿐이다.
<16~17세기 영국사>


랑케가 주장하는 자아의 소거는 자기자신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국전쟁의 "누가 먼저 총을 쏘았는가?" 문제는 남한과 북한이라는 두 정치집단이 전쟁 행위에 대한 정당성 추구를 위한 목적으로서 역사를 이해함으로써 발생한다.

중세의 역사는 신학자들에 의해 기독교 교리에 맞춰진 몇 개의 범주로 재단되었으며 신에대한 맹목적인 광신은 인간의 진화라는 사실에대해 무조건적인 부정을 가져왔다.

신학자와 마찬가지로 철학자들은 자신의 이념에 부합할 때만 사실을 인정하고 그렇지 않을때는 도외시 하였다. 이처럼 과거의 사실이 철학적 이념의 변화로 달라지면 그때마다 사실의 가치는 달라진다. 특히 랑케는 정, 반, 합의 변증법적 잣대로 인류 역사를  해석하려 했던 헤겔을 비판했다. 각 시대의 우열이 결정되는 헤겔의 역사관은 부정되어야 한다. 과거보다 현재가 우월하다면 과거는 현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과정이고, 수단으로 전락한다. 정도전의 개혁과 조선시대는 현재의 민주주의 국가로 오는 과도기이며 4.19 혁명보다 가치가 없으며 열등하다고 할 수 있는가?  과거는 그 당시의 관점에서 평가하려고 노력해야하지 현재의 관점으로 판단해선 안된다. 각 시대는 개별적이고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닌다.

과거 사실이 특정 이념이나 신념, 이해관계에 부합하여야만 가치를 지닌다면 왜곡될 수 밖에 없다. 사실은 개별적이고 독립적이며 객관적이다.


지금까지 역사에는 과거를 판단하거나 윤택한 미래를 위해 교훈을 제공해 주는 기능이 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고상한 과업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것이 진실로 어떠햇는가를 보여주려고 할 뿐이다.
<라틴 및 게르만 제 민족의 역사 1494~1514>


랑케는 과거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기 위해 엄격한 사료 활용 기준, 언어적 비판 방법, 세미나를 통한 오류와 편견의 극복등의 방법론을 확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