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평가

진흙탕 | 2010. 3. 13. 03:08 | kathe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이 입적하였다. 입적이니 선종이니 사람이 죽었을 때 부르는 방법도 참 여러가지다. 돈이 많다고 입적이니 하는 식으로 불리지 못하는 걸 보면 자본주의도 종교 보단 끗발이 약하다.

 종교에 대해 나는 편치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이번에도 한 스님이 입적했다고 여기저기서 떠들석 한 모습에 딴죽을 걸어 본다.

 종교인은 존경받아야 하나?

 사람은 누구나 의식주가 필요하다. 따라서 경제활동을 하며 필요한 걸 얻는다. 누구나 일을 해서 대가를 얻는게 경제활동이다. 불로소득을 바라는 마음은 노동에 대한 의지를 빼앗아 가는 만큼 정당한 노동에 대한 배신행위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자면 종교인과 거지는 다를 게 없다. 오히려 거지보다 더 나쁘다. '무소유'와 같은 말로 가만히 앉아 불로소득을 얻어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린다. 나는 어떤 종교인도 생산적인 일을 하며 스스로 돈을 버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종교인들은 당연히 옳은 말을 한다. 다만 직접적인 삶과는 동떨어진 말이 대부분이다. 욕심을 버리고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않는 마음은 좋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을 어떻게 얻어야 하는 가는 더 중요한 문제다. 필요한 것을 가지지 못한다면 '무소유'는 거론할 여지도 없다.

 먹고 사는 걱정이 없는 상태에서 도를 닦고 신을 찾는 행위를 존경할 필요가 없다. 종교인이 깨달음을 얻는다고 사회에 큰 이익이라도 되나? 스스로가 만족을 얻기위한 행위는 또다른 삶의 모습일 뿐이다.

 종교인들이 가만히 앉아 말 몇마디 내뱉고 책 몇권 써낼 수 있는 것은 열심히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이 있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보다는 내 주위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이 더 존경스럽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그저 묵묵히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눈에 스친다.